위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스토리는 현실과 무관합니다.
등장인물과 스토리에 너무 이입을 안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녀의 망상증 #단편



"하암.. 잘잤다.. 오늘도 출근해볼까앗..!"

내 이름은 'H' 테스서버에서 없어서는 안될존재이며

내가 말하긴 부끄럽지만 모두들 존경과 부러움의 대상이다.

일어나 그날 기분에 따른 이쁜 치장템을 입히고

본능이 이끄는곳으로 발길을 돌린다.

"모두들 좋은 저녁이야!!"



" .... "






잠깐의 적막이 흐르고 모두 약속이라도 한듯이 한번에 나에게 달려든다.

"언니!! 보고싶었어요..왜 카톡 안읽어줘요..??"

"어이어이.. 정말 그리웠다구"

"힝..ㅠ 치..누나를 얼마나 생각했는데.."

"H야 너무 오랜만이다!"

등장만으로도 일랜시아사람들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나'란존재..

나는 모두의 행동에 한숨을 쉬었다.

"휴.."

길3에 있던 사람은 한숨의 의미를 모른체 나를 멀뚱히 바라볼 뿐이었다.

"내가 이래서 피곤하다니까..얘들아 겨우 12시간 만에 보는거잖아..
그나저나 오늘 중요한 날인거 알고들 있지??"

오늘은 수요일. 테스서버에서의 최강의 길드를 가려내는 요일이라고 할수있다.

매주 수요일마다 '길드전'을 시작하는데 스코어로 대결을해 최강의 길드를 가려낸다.

"요즘 우리 하이라이투 대적할곳이 없지 ~ㅋㅋ"

"훅 길드는 요새 숨어버렸던데??"

주제를 꺼내자 정보원들이 아부를 떤다.

우리 길드는 바로 3년넘게 1위..모나크의 자리를 지켜온 '하이라이투'

그중에서도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나'다

나는 바로 모두에게 물었다.

"조금 있으면 길드전 시작할텐데 몽땅이는 어디갔어??"

나의 질문에 모두들 조용해졌다.

그러자 반꼬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미국갔어.."

의미를 알수없는 대답에 나는 다시 되물었다

"..응?? 미국 갔다니 그게 무슨소리야??"

반꼬는 마음을 굳혔는지 강인한 눈빛으로 나에게 어제의 일을 설명해주었다.

"죽었어.. 사냥터에서 몽땅이가 쫓던 '보두'에게 반대로 처참하게 당했어..
오늘 길드전도 훅 길드에서 단단히 준비를 했나봐..오늘은 위험할지도 몰라.."

나와 그자리에 있던 모두가 충격에 휩싸였다.

나의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오는걸 반꼬가 안아주었다.

나는 믿기지않는 눈으로 반꼬에게 다시 물어보았지만

"진짜야..이제 두번다시 몽땅이는 볼수없어.."

나는 너무 가슴이 먹먹했다. 가장 아끼던 부하 몽땅이의 죽음으로

모든게 무의미해지는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적막이 흐르고..잠깐의 적막이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반꼬에게 몸을 맡기었지만

"몽땅이의 죽음을 헛되이할순없지.. 오늘 훅길드에게 본때를 보여주자고!!"

누군가 적막을 깨트렸다.. 그사람은 다름아닌 '완쓰'

"우오오오오오!!!!!!!!!!!!"

오후 6시 50분..모두들 분노가 담긴 함성을 시작으로 길드할아버지 앞에 섰다.

그러자 맞은편에서 보이는 훅길드.

"ㅋㅋㅋ 어째 인원 한명이 없~네??"

"누군지 모르겠지만 없는사람이 뒤통수에 단검 꼽혔다면서 ㅋㅋ??"

"장례식때 불러주면 화환대신 파라스 뿌려드리다~"

몽땅이(고인)를 조롱하는 훅길드원에게 참을수 없는 분노가 일어났지만

여기서 이성을 잃어 화를 내버리면 분명 몽땅이도 슬퍼할것이라 느꼇다.

나는 곧바로 그자리에서 눈을감아 명상을 했다.

이런 분노는 오래가지도 그렇다고 빨리 사라지지않기에..

'몽땅이의 복수를 하자..오늘도 늘 그래왔듯이 모나크를 지켜내는거야'

몽땅이가 해준 눈밑 이질감이 드는곳을 만지며 마음을 다잡았다.

길드전 들어가자마자 부딪히는 훅길드원들..

"５２５２ ㅋㅋ 누구처럼 머가리에 구멍나기싫으면 혼자다니지말라구~?"

난 가슴속에서 차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길드전을 이어갔다.

어느덧 7시 10분.. 스코어는 181 vs 174


평소에 100점 못내던 훅길드가 이만큼 차이를 좁힌것을 보면

반꼬의 이야기가 사실인것을 체감했다.

'이제 얼마남지 않았어.. 조금만 더 힘내보자..'

땀을 닦아내며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길드원을 격려했다.

7시 12분.. 반꼬의 '레드카드'로 훅길드는 퇴장을 당하였고

그사이 우리는 스코어 200을 달성했다. 결과는 '하이라이투'의 모나크 방어전 승리.

"우오오!!!!!!!!!!!!!!!!"

길드원들은 12분 치열한 전투속 담아두었던 울분이었을까..

몽땅이(고인)를 향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이었을까..

모두들 자신이 가지고있던 감정을 토해내었다.

길드전이 끝난 이후로 아무도 그 자리를 한동안 벗어나지않았다..

"여러가지 사/정이 있던 모양이더군..자네 친구는 좋은곳으로 갔을걸세.."

광장에 발을 딛자마자 반겨주는 '길드만들기'할아버지

"네.. 그러길 바래야죠..아마 좋은곳으로 갔을거에요.
남을 위해서 다 바치던 애였으니까요..그리고 걔는 친구아니에요..
에잇..눈에 먼지가 들어갔네.. 몽땅이가 눈 해줬는데.."

나는 황급히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몽땅아.. 거기서도 나 지켜봐줄꺼지??'

몽땅(고인)이 들을수도 있고 없을수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들릴수도있기에,아니..들리기 바라는 마음으로 그(고인)에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