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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일랜시아는 나의 "박제된 어린시절"이다 2017-05-02. 11:12
테스앵화
https://elancia.nexon.com/board/721420290/11788

30을 바라보는 제가 일랜시아를 처음 알게 된 건 근 20년전

아기자기한 2D 그래픽이며 요리,낚시같은 어빌리티 시스템이 그당시엔 왜 그리도 재미있던지.

부모님이 다 잠이 드시기를 기다렸다가, 새벽에 몰래 컴퓨터를 키고 플레이 하는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없습니다. 로랜시아 남쪽 사냥터를 누비면서 '고태도야 나와라, 우든하프야 나와라'를 속으로 되뇌며

학살 수준으로 잡아댄 푸푸의 수만 해도 셀 수 없네요.

비싼 무기를 팔면 금세 부자가 될 수 있을거라 상상했던, 지금의 제가 보면 조금은 순수하고 어떤면으로는 바보같은 그 시절의 저를 떠올릴 때마다 '참 그때는 어렸구나' 싶습니다.

 

그당시 살던 곳이 워낙에 촌동네 였던지라,

입고되지도 않은 일랜시아 가이드북을 서점 사장님께 사정사정해 주문을 부탁드려 구매했고

겨우겨우 손에 들어온 가이드북을 정독하며 부록으로 있던 60시간 무료 이용쿠폰을 1분 1초를 아껴가며 플레이했던 추억을 곱씹노라면 절로 웃음이 납니다.

**요금제 지불은 꿈도 못 꿀, 넥슨 입장에서는 그다지 아쉽지 않을(!) 라이트 유저이긴 했을지라도, 애정 만큼은 다른 사람 못지 않았다고 자부합니다.

가이드북 속 지금은 웹상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정보들, 예를들어 상점의 시세가 토요일 몇시경에 제일 비싸고, 일요일 몇시경에는 제일 저렴하다 같은 요긴한 정보들이 적혀있던 것도 기억이 납니다. 결국 60시간 쿠폰을 다 써버려 발만 동동 구르던 기억도 참 새록새록 떠오르구요.

 

지금은 저 혼자 이역만리 외국에 뚝~ 하고 떨어져 오랫동안 살아가다보니

새벽 몰래 컴퓨터 할 때 제 등짝을 냅다 스매싱하시던 어머니,

컴퓨터 자리를 두고 아웅다웅 다투었던 친오빠,

퇴근시간까지 컴퓨터를 손에서 못 떼고 있다고 꾸중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일랜시아를 할때마다 문득문득 떠오릅니다.

더 이상 가족 누구도 제 곁에 있지 않고, 한국에도 1년에 한 번 정도밖에 방문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마치 그 시절 가족들의 추억이 모두 일랜시아 게임에 박제되어 있는 것 같아서 더욱 애착이 가곤 합니다.

그 시절의 캐릭터, 그 시절의 아이템, 그 시절의 게임은 다 그대로인데

저와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다들 저마다의 흐름을 타고 순리대로 각자의 인생길을 찾아 떠났네요 ^.ㅜ

 

해외 IP차단 기능 활성화상태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에서는 제 명의로 개통된 핸드폰 까지 없었기에

한동안 일랜시아를 플레이 하지 못했었는데,

얼마전부터 겨우겨우 해결방법을 찾게 되어 다시 일랜시아를 플레이 하게 되었습니다.

모쪼록 제 추억이 담긴 일랜시아가 오래도록 번창하였으면 좋겠습니다.

테스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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