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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본의 잔영(殘影) 2026-06-19. 01:31
엘거짓말쟁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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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본의 게이트가 열리며 뿜어져 나온 탁한 기운은 순식간에 차원의 균열을 뒤덮었다. 창조주 하스터의 의지가 침묵에 잠긴 지금, 정령석의 빛마저 흐려지자 모험가들은 어둠의 여신 사스라가 예고한 카오스의 본질을 마주하게 되었다. 땅은 갈라지고 바다는 검게 물들었으며, 바람과 불은 통제를 잃고 대륙을 파괴하는 재앙이 되어 휘몰아쳤다. 사스라는 밀려드는 혼돈의 파도를 저지하기 위해 스스로 암흑의 권능을 해방했고, 그 거대한 충돌 여파로 일랜시아의 시공간은 격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빛의 여신 엘은 무너지는 질서를 붙잡기 위해 자신의 신성한 힘을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전장의 병사들과 상처 입은 모험가들을 치유하는 엘의 손길은 따스했으나, 신력의 소모가 극에 달해 그녀의 형상마저 투명하게 바래 가고 있었다. 라토나가 무너졌던 그 참혹한 날의 기억이 다시금 대륙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엘의 희망은 이제 신의 기적이 아닌 필멸자들의 순수한 투지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파멸의 예언이 현실로 다가오는 절체절명의 순간, 에이본의 게이트 너머로 향하는 모험가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사방으로 흩어진 정령석의 파편을 모아 혼돈을 잠재우고 신들의 균형을 되찾으라는 마지막 속삭임을 들었다. 어둠과 빛이 기괴하게 뒤엉킨 하늘을 바라보며, 모험가들은 검과 지팡이를 굳게 쥔 채 새로운 시작의 노래를 완성하기 위해 차원의 심연 속으로 과감히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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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잘치는 사람이에요. 엘거짓말쟁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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